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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랑 칼럼

제목 말 잘하는 똑똑한 우리 아이
작성자 관리자
조회 4808

5살 된 승재가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온 식구에 둘러싸여 진료실에 들어왔는데 올해 초부터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 집에서 소아정신과 상담을 권유해서 왔다고 아주 불만스러운 투로 말 하였다. 사연인즉 부모님이 맞벌이라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키우고 주말에만 엄마 집으로 데려 왔었는데 집에서는 잘 놀고 아무렇지도 않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자기 맘대로 안 되면 고함을 지르거나 떼를 쓰고, 동화 구연 시간에는 거의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으면서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의 산만한 모습을 보이고, 또래아이들 사이에서도 어린행동을 해서 동생 취급을 받는다고 하였다. 진료실에서의 승재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을 잘 못할뿐더러 부모님과의 면담 시간이 좀 길어지자 징징대며 짜증을 내는데 옆에 계신 할머니는 연신 “ 승재야 목말라? 쥬스 줄까? 왜 나가자고? 그래 알았어. 잠깐만... 아유~ 내 새끼..” 하시며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쩔쩔 매고 계셨다. 놀이관찰, 부모면담, 발달검사 결과 - 승재는 또래에 비해 약 2년 정도 언어발달이 늦고 그로 인해 사회성도 떨어져 있었다. 양육환경을 점검해 보니 주중에 지내는 할머니 집에서는 거의 왕자님으로 떠받드는 할머니로 인해 말하지 않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이 할머니가 모든 것을 알아서 다 해주셨고, 주말에 엄마 집으로 오면 엄마 아빠는 집안일을 하느라 승재는 거의 하루종일 혼자 TV만 봤던 것이다. 일단 부모 교육을 통해 승재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해주는 것부터 중단 하도록 하였고, 필요한 것을 간단하게 라도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 하며, 해서는 되는 것과 안 되는 행동에 대해 엄마와 할머니가 같은 기준으로 칭찬과 주의를 주도록 하였다. 그리고 언어치료와 함께 또래와 잘 어울리기 위한 사회성 치료를 시작하였다.

 

말(언어)은 새로 태어난 아이가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는 <입장권>이다. 언어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물론이고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다. 언어발달은 또한 전체적인 인지발달과도 아주 밀접하게 상관이 있다. 즉, 말을 잘하면(언어발달이 빠르면)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잘하며 환경에 적응도 잘하고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게 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정상적인 언어발달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일단 6개월이 지나면 자신의 이름에 반응을 보이며 옹알이를 하기 시작한다. 돌이 지나면서 “엄마” “맘마” “까까” 등 한 단어로 말하면서 자주 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이해한다. 18개월경이 되면 20개 단어까지 말할 수 있다. 24개월 무렵이 되면 필요한 것을 두 단어를 붙여서 표현할 수 있으며(엄마 맘마, 아빠 빵빵 ... ), 간단한 지시 따르기(공 줘, 신 신자 .....)가 가능하고 ‘나, 너’ 등 인칭대명사를 이해한다. 36개월이 되면 짧게나마 문장으로 의사표현이 가능하며 아이가 하는 말의 50-80%는 주변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다.

 

아이가 7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름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 18개월이 되었는데도 10개 이상의 단어를 말하지 못할 때, 만 2살이 지났는데도 두 단어를 붙여서 말하지 못하고 간단한 지시나 신체부위 가르키기를 못할 때, 만 세 돌이 되었는데도 단순한 문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질문하지 못하며 아이가 말하는 것을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으면 가까운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상의를 해보아야한다.

 

말이 늦는 언어발달장애는 학령전기 아이들의 5-10%나 되는 가장 흔한 문제 이며,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이 문제를 교정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다. 예상되는 문제로는 또래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작용이 미숙하므로 사회성이 떨어지며, 말로 표현하는 것 보다 몸이나 행동으로 하는 표현이 많아 산만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또한 어휘수가 절대적으로 빈약해서 학습에 필요한 기초개념의 발달이 늦어진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를 말 잘하는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언어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세 돌까지의 기간동안 부모의 노력과 주변 환경 조절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언어자극과 놀이 자극을 많이 주는 것이다. 일단 부모가 다소 수다스러울 정도로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이 시기에 부모의 ‘침묵은 독’이다. 아이가 행동하는 것을 보이는 대로 또는 부모가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아이가 듣도록 큰소리로 말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손에 찌찌 묻었네, 씻을까?” “ 와아! 맛있는 과자다. 냠냠 먹어야지” 이렇게 아이 수준에 맞는 단어를 구사하며 엄마가 말을 많이 들려주면 아이도 놀면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이가 내는 모든 소리에 대해 항상 반응을 즉각 해 주어야 한다. 옹알이를 할 때 마다 눈을 맞추고 웃어주며 반응을 해 주면 아이는 점차 상호작용하는 즐거움에 더 열심히 말을 시도하게 되고 점차 의미있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언어란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을 해야 생활언어로 비로소 완성이 되므로 TV나 비디오 등 일방적인 보고 듣기만 하는 것으로는 말을 배우기에 많이 부족하다.

 

말 잘하는 똑똑한 우리아이, 저절로 만들어 지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