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얼마 전에 방송국의 의뢰로 아이의 정신건강에 대해 자문을 해주었던 여자아이의 위탁 모(가정에 문제가 있을 때 임시로 아이를 맡아 돌봐주는 임시엄마)가 찾아 왔다. 그 당시 지적장애인 엄마에 대한 아빠의 가정 폭력과 음주문제, 아이들을 외부세상과 격리 시킨 채 방임했던 아이였는데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것은 친아빠에 의한 성폭력까지 자행 되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아빠는 곧바로 구속되었고, 아이는 새로운 학교와 위탁가정에 적응을 잘 못하며 눈치를 많이 보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서 자기표현을 잘하지 못해 놀이 치료를 시작하였다.
#사례 2
이혼한 아빠 혼자서 직장생활하며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돌보는 편부 가정이 있었다. 방과 후에 돌봐주는 엄마가 없어서 몇 군데 학원으로 전전하는데 아이는 점차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재미를 붙여서 학원을 빼먹거나 늦고 아빠가 퇴근한 후 저녁이 다 되도록 집에 안 들어오는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말로 타이르고 주의를 주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하루는 마음먹고 아이의 버릇을 잡을 요량으로 심하게 매를 들었는데 이웃이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를 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병원에 의뢰를 하였다. 아이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방과 후 생활을 계획 하에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방과 후에 학교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하며 간식도 챙겨줄 수 있는 공부방을 새로 정해 다니기 시작하였다. 아빠에 대한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의 현재 발달수준 및 정서상태에 대한 이해 및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일반적인 행동 발달 특성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매를 들지 않고도 칭찬과 상으로 아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하였다.
해마다 학대받거나 방임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지난해 아동학대 상담과 보호사례를 분석해 보니 지난 2001년 4,100건 이었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지난 2009년 9,300건으로 2.3배나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을 보면, 신체학대와 성 학대 등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방임과 정서학대는 증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전체 아동학대 가운데 방임이 35.6%, 정서학대가 13.7%, 두 가지 이상 중복학대는 39.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학대 행위자는 전체의 83%가 부모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아동학대가 일반 가정보다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다문화 가정의 아동학대는 아동인구 1,000명 당 학대피해 아동보호율 0.55 보다 3배나 높은 1.72로 나타났다.
학대받거나 방임된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보이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성장이 또래에 비해 지연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신체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후유증을 보인다. 인지능력과 학습능력도 떨어지며, 정서적으로 감정조절기능이 저하되어 작은 스트레스에도 심하게 좌절하거나 절망감과 불안을 보일 수 있다. 자아존중감이 심하게 떨어져있어 매사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기가 죽어 있고 자신을 스스로 “나쁜” 혹은 “벌 받아 마땅한” 아이로 생각하기도 한다. 또래 관계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파괴적이다가도 위축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 한다. 자해 행동 및 자살시도를 보이는 등의 우울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는데, 피학대아동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와 학대의 재발방지와 후유증의 최소화 및 예방적 차원의 교육과 계몽이다. 피학대아동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함과 편안함을 보장 해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의 상태와 수준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놀이치료,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놀이치료는 반복된 학대와 방임의 누적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장차 심리사회적인 발달의 왜곡. 지연. 일탈을 교정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예방적 접근 중에 하나로 십대 부모. 편부모. 약물남용 부모. 지능이 떨어지는 부모. 다문화 가정 등의 고 위험군 부모들을 대상으로 양육 기술 및 아동의 정상발달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햇빛 찬란한 가정의 달 5월, 저 출산율 1위를 달리는 우리나라에서 힘들게 얻은 우리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키우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 모두가 다 같이 고민해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