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기”, “혼란의 시기” 라고도 하는 사춘기는 누구나 한번쯤은 겪고 넘어가는 통과의례라고 하지만 유독 요즈음 아이들은 힘들고도 유난스럽게 보내는 것 같다. 소아청소년 인구는 1970년대에 전체인구의 60.6%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들어 2010년도에는 29.6%로 감소하였지만 청소년 범죄비율은 전체 범죄의 6%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사춘기를 잘 넘기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하겠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44.9%로 (핀란드 81.8%, 미국 76.8%) 가장 낮았으며, 반면에 하루 학습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미국의 5시간에 비해 현저하게 길고 수면이나 운동 자원봉사 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훨씬 부족했다. 이렇듯 잠도 부족하면서 공부하는 시간은 길고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지도 못하는데 사춘기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2009년 청소년 백서를 보면 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보고하는 비율이 남학생 38.1%, 여학생 50.1%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트레스 인지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일년 동안에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우울하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비율이 남학생 34.0%, 여학생 44.3%이며 고3 여학생의 우울감은 50%가 넘었다. 그러다보니 음주나 흡연, 인터넷 중독,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아이 사춘기를 잘 넘기기 위해서는 우선 사춘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필요하다. 사춘기가 시작 되었다는 신호는 아이가 말수가 적어지면서 목욕탕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얌전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잘 안 듣고 비판적이 되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등의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신체적인 변화로는 키와 체중이 갑자기 커지면서 남자아이는 음모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변성기가 오고, 여학생들은 생리가 시작되고 가슴과 허리에 곡선이 생기기 시작한다. 심리적인 변화로는 자기중심적이면서도 비판적이고 때로는 무작정 친구를 따라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몸은 어른처럼 커졌지만 뇌의 성장(특히 전두엽)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라서 충동조절이 잘 안 되서 사고를 치기도 한다. 현실세계에 대한 억압된 불만과 욕구를 대리만족으로 대중스타를 통해 해소하려고 열광하기도 하고, 또래와의 소속감과 연대감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 그룹 안에 끼지 못했을 때 심한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사춘기의 시작과 끝은 아이들에 따라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같은 또래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신체변화, 감정 및 심리변화, 가치관의 변화, 호르몬 변화 등 변화무쌍한 시기인 만큼 사춘기 우울증도 흔히 보이는데 성인 우울증과는 다르게 가면을 쓴 우울증(가면성 우울증)으로 감춰져서 나타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많고 심한 분노와 변덕을 부리거나, 매사에 무기력하고 즐거움이 없으며 혼자 있으려고 하고 잠을 많이 자거나 폭식을 하기도 하며,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이 저하 되서 뭐든지 못한다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가까운 전문가의 도움을 빨리 청해야 한다.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는 이제 더 이상 품안에서 고분고분했던 예전의 귀여운 내 아이가 아니다. 부모도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를 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내 아이에 대해 연구하고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인지?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쉬는 시간에는 누구랑 노는지? 그것에 만족하는지 ...등등, 학교 성적이나 학원 스케줄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우리아이의 관심사, 고민, 정서, 변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도 인격을 가진 존재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한계 내에서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 사소한 것에서 힘 빼지 말고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면 아이가 선택하게 하자. 나이에 맞는 자율성을 주어야 책임감도 생기고 마마보이도 안 된다. 본인이 선택한 학원이어야 힘들어도 참고 다니지 않겠는가? 하지만 너무 민주적으로 자유를 주어도 곤란하다.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한계와 규칙은 필수 이다.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양육자, 멘토, 동반자 역할을 균등하게 해야 한다. 즉, 카운슬러형 보다는 코치형 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힘들다고 짜증이나 분노 폭발을 할 때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은 제한해야 한다. 같이 화내고 매를 드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 아이와 대화할 때 꼭 피해야 하는 것은 갑자기 문제를 제기 하거나 반복적인 잔소리, 설교, 말 싸움은 피해야 한다. 백번 맞는 말을 해도 설교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는 귀를 닫아 버린다.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 아이가 부모와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지면 마음을 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부모 스스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보고 배우게 된다. 사춘기는 정말 힘든 시기이지만 부모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같이 노력하면 어느 날 훌쩍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부모 노릇 참 어렵다.